기후[활동] 일상이 된 기후재난, 복구되지 않은 재난피해

2022-09-13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기존 태풍 공식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힌남노’는 북위 25도 이상에서 발생한 첫 ‘슈퍼 태풍’이고, 후발 태풍까지 흡수하며 몸집을 키워 북진했다는 점에서 이례적 태풍으로 꼽혔다.

 

 기후위기가 심화될수록 이런 ‘괴물 태풍’이 더 잦아지고 강력해진다.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팽창하면 앞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 강도 더욱 세지고,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기상학회의 ‘기후저널(Journal of Climate)’에 따르면 지금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할 때,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북위 20~25도에서 더 많은 태풍이 생기고, 2026~2049년에는 동아시아 인근 지역으로 향하는 태풍이 17%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팽창하면, 태풍이 한국으로 향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지난달 28일 밤 9시 힌남노가 열대저압부에서 태풍으로 발달한 곳은 일본 도쿄 남동쪽 1280㎞ 해상이었다. 이곳 위도는 북위 26.9도로, 북위 25도 이상에서 초강력에 이를 정도로 강한 태풍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달 31일 오전 9시 힌남노가 있던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250㎞ 부근 해상 수온은 29∼30도에 이른다. 평년보다 1∼2도 높은 수치다.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기상청의 연구 분석 결과, 2021∼2040년에 한반도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가 현재(1995~2014년)보다 약 1.0∼1.2도 오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후위기는 일상의 순간에서 생명을 위협한다. 이번 태풍으로 아파트 주차장, 도로 등 일상의 공간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실종되고 목숨을 잃었다. 차를 빼러 갔다, 대피소로 걸어가다 참변을 당한 것이다.

 

 이번 태풍은 농가에도 선명한 피해를 남겼다.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와 폭염 등의 여파로 김치 대란이 예고되는 와중에 태풍 힌남노가 농산지를 강타하면서 배추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태풍이 지나간 올해 겨울엔, 한국인의 밥상에서 김치를 쉽게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태풍은 지나갔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복구될 때까지 현재진행형이다. 기후위기로 더욱 심해질 기후재난에 대비해 철저한 비상대응체계를 갖추는 것은 물론, 이미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일상이 신속하게 회복되도록 촘촘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이번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의 마음에 깊은 위로와 연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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